[내과]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둔해지나
녹용은 허약한 어린이의 성장을 촉진시켜 건강한 몸으로 만들어줄 뿐 과중한 학업에 시달리는 수험생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는 데도 효과가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한약 중에 가장 좋은 보약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녹용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고가의 약재로 친다면 우황이나 사향도 있겠지만 약의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보약에 가장 빈번히 처방되고 애용되는 약재로는 녹용에 버금가는 것이 없다.
이러한 녹용을 어린아이들에게는 많이 쓰지 못한다고 여기는 분들이 있다. 이는 어린아이들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뇌의 기능이 저하되어 둔해진다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녹용은 호흡기나 조혈 계통(혈액 생성)에 이상이 있을 때, 인체 면역 기능의 저하, 원기부족, 큰 병을 앓았거나 수술을 받은 후의 건강 회복 등에 두루 쓰이는 약재인데, 특히 허약한 어린이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건강한 몸으로 만드는 데 좋다.
아직 면역 기능이 완성되지 못해서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 소화기의 발달이 미숙하여 음식의 소화 흡수에 지장이 있는 아이, 체력이 약하여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 등 전반적인 허약 상태에 있는 어린이에 효과적이며, 신경 계통이 허약할 때도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전반적인 건강 상태뿐 아니라 뇌 기능 발달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어린아이에게 보약을 쓸 때는 아이의 허약 정도를 잘 가늠하여 적절한 양만큼 쓰는 것이 바람직하고, 과다하게 쓰면 오히려 기가 소통되지 않아 몸을 무겁게 만들 소지가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사춘기에 녹용이 들어간 보약을 먹으면 성적으로 예민한 청소년들이 이성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갖게 되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보약을 쓰는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생각이다. 보약은 우리 몸의 허약한 정기를 보충시켜주는 약이다. 따라서 한창 성장하고 있는 사춘기의 청소년들, 특히 과중한 학업에 시달리는 수험생이라면 정신적. 육체적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 속에 생활하고 있기에 더욱 보약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노동을 많이 하면서도 육체의 건강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보약을 이용하여 그나마 저하되어 있는 대사 기능들을 활성화시키면 피로를 덜어 주고 정신 집중이 더 잘되게 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약 복용에는 특정한 시기가 따로 없으며, 우리 몸의 정기가 약해져서 정말로 보약을 필요로 할 때가 가장 적당한 시기라 할 수 있다.